교육 과정은 크게 나누면 다양한 구조 영법을 직접 몸으로 배우는 과정과 적십자에 대한 지식과 구조에 대한 지식을 쌓는 과정 그리고 CPR(심폐소생술)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협회나 기관의 교육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데 필요한 수영 영법과 요령, 기술들을 배우고 테스트하는 과정과 사람을 구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배우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잘 되는 것 같다. 실기는 반복과 연습으로 해결이 되고, 필기는 조금 외우고 공부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 필기의 경우 한 총 3시간 정도 공부 하면 될 것 같다. (CPR이 복병)
교육 일정은 하루 8시간씩 금토일, 금토일, 금 총 7회 참석하고 마지막 날 테스트 보는 일정이었다. 첫 금요일에는 테스트를 보고 합격자는 남아 교육을 받고, 첫 토요일 일요일 오후 시간에 필기 교육을 했다. 제주도는 교육 장소가 제주시 한라수영장인데 나는 서귀포에 살기 때문에 매일 아침저녁으로 1시간씩 운전해서 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나의 짝꿍 형이 서귀포에 살아서 둘째 날이었나? 셋째 날부터 같이 다녔다. (처음에는 번갈아가면서 카풀하려고 했으나 매번 형님이 고생해 주셨다.) 서울만큼 교통 체증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괜찮았던 것 같다.
교육의 난이도는 36살에 수료한 걸 감안하면 힘들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2-3개월 정도 준비를 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오롯이 수영에만 집중하니 가능했던 것 같다. 교육 과정 중 며칠은 몸에 힘이 안 들어가는 날들도 있었는데, 나를 이길 수 없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평소 생각했기 때문에 그럴 때는 이 순간을 이겨내면 더 성장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고, 잘 안 되는 부분은 연습 또 연습으로 극복했던 것 같다. (유명한 중량물...) 그래도 문제인 게 한 가지 있었는데 입영이었다. 입영만큼은 교육이 없는 날 연습 할 곳도 마땅치 않았고, 단시간에 잘 늘지가 않았다. 요령이 안 붙었다.
테스트 날에는 긴장을 관리하는 게 핵심인 것 같은데, 상황이 된다면 미리 물에 들어가 평소 잘 안 되는 것들을 테스트해 보는 게 좋은 것 같다. 교육받을 때처럼 웜업 하는 과정이 없다 보니 몸이 차가운 상태로 테스트에 들어가기 때문에 체조를 해서 몸에 열을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테스트 보던 날 첫 순서인 잠영 테스트를 위해 잠영을 했는데 2/3 지점에서 숨을 못 참고 나왔다. 긴장상태에서 호흡이 가쁘다 보니 깊게 들이마시지 못하고 벽을 힘 있게 차지 못해 가다 올라와 버린 것이다. 2-3번 반복해도 동일했어서 꽤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주자들이 성공하면서 머릿속으로 평소에 하던 거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생각을 전환하고 나니 모든 과정을 무난하게 넘겼다. (구조 영법에서 손 위치나 튜브 위치가 제대로 안 잡혀 쪼금의 감점은 발생했을 것 같다.)
나의 진짜 문제는 입영이었는데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젊고 유연해서인지 입영들은 마지막날 잘했던 것 같다. 본인이 조금 유연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다른 영법들이 잘 되지 않더라도 입영부터 연습하는 것을 추천한다. 조금 쉽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라이프가드 교육 과정의 70퍼센트 이상이 평영킥이다. 구조 영법, 접근법 입영, 모두 평영킥 베이스이고, 입영(로터리킥)은 평영킥을 한 발로 번갈아 차는 것이다. 자유형 발차기는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실력을 키우는 게 수월하지만, 평영은 유연성이 필요하여 반복을 많이 해서 골반 근육을 유연하게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교육 중에 힘 빼고 동작이 작더라도 정확하게 하라는 코칭을 많이 받았는데, 나중에 말이 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가동 범위가 작아 쭉쭉 나가거나 하는 것들이 안되지만, 익숙해지고 유연해지면서 가동범위가 늘어나고 나아가는 힘이 세진다. 반복과 연습이 중요한 이유.)
마지막으로 라이프가드 교육 과정을 수료하면서 느낀 점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단체활동의 단합심과 단결력, 그리고 그것이 한 개인의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과 개인의 결과물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나 역시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다. 나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옆에서 보기에도 위태위태하면서 연습에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을 잃어 포기하고 싶어 하는 동기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면서 나 역시 힘을 얻게 되고 그 동기들의 결과물까지 좋았을 때의 경험은 너무 소중 한 것 같다. 학창 시절 단체 생활, 군대 생활, 그리고 이제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을 하며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난 이후 그런 단합심과 단체가 으쌰으쌰 하며 교육 과정을 마쳐본 게 참 오랜만이었다. 꽤 오랫동안 혼자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난 역시 팀 스포츠를 좋아하고 여럿이 결과물을 냈을 때 성취감을 더 느끼는 사람인 것 같다. (+ 동기들의 소중함)
두 번째 느낀 점은, 결과와 상관없이 어떤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는 것에 대한 중요함과 소중함을 느낀 경험이었다. 평소에 입으로만 주구 장창 이야기하고 머릿속으로 늘 생각하지만, 안될 것 같은 일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 쉽다. 물론 살다 보면 빠른 포기가 나은 경우들도 있다. 맥락이 좀 다른 이야기 이긴 하지만,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나의 상황과 상태 현황을 모르면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난 그 기준점을 완주라고 생각한다. 토익을 공부해서 원하던 점수가 안 나오던, 자격증 시험 준비가 안 돼 있어도 시험을 치러 보던. 완주하지 않았을 때 포기한 이후의 상황들을 완주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큰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지 않으면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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