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이라는 건 남 얘기인 줄 알았다. 식스팩 멋진 서퍼가 파도를 타며 배럴을 통과하는 모습이 연상되던 시절이었다. 서핑은 아무나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물놀이를 너무나도 좋아했는데 서핑은 유독 거리감이 있는 활동이었다. 사실 서핑을 본격적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2009년 호주 워홀하던 시절 골드코스트에 살아서 서퍼스 파라다이스가 가까웠을 때가 그 중 하나. 호주 워홀 시절에는 돈을 아껴써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고 지금 생각해보니 외로워서 였겠지만 한국 형들하고 놀고 대만 태국 일본 덴마크 친구들하고 술마시며 당구치고 노는게 재밌었다. 지금의 나였다면 여행이나 현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핑을 처음 해본 곳이 춥디 추운 12월의 시애틀 바다에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