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잡담] 지금 내 인생의 고민.

MahAlOhana Life 2020. 9. 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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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고민을 나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이상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지?"


다른 사람들은 차치하고, 나조차 일상에 쫓겨 이런 고민을 하는 것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질 때가 한두 번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 이런 고민을 하는 시간과 여유가 없어지는 것을 뜻 하겠지.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고는 더욱더. 

 

사실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Thinker) 같은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고가 깊거나, 굉장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거나 하지는 않다. 어찌 보면 남들이 볼 때 쉬운 일을 어렵게 여겨서 고민하거나 그런 고민으로 허튼 시간을 많이 쓰는 것 같기도 하다. 가끔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이기도 한 것 같다.


"뭘 그렇게 어렵게 복잡하게 생각해?" 


요즘 같은 때는 진짜 그냥 아무 생각 고민하지 않고, 지금 해야 할 일들만 열심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열심히 하려다 보니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그 많은 고민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거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늘 지금을 살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내가, 지금은 그 누구보다 더 미래에 대한 준비 때문에 지금을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꽤나 자주 하고 있는 것 같다.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바다를 건너온 사랑스러운 와이프와... 안정된 직장... 그리고 좋지는 않지만 내 이름으로 된 아파트...(+오르는 시세), 가진 게 없어 지킬 것도 없었던 불과 몇 년 전과 다르게, 지킬 것들이 너무 많아져서 일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좀 더 연봉을 많이 받기 위해... 몇 년 뒤 좋은 집으로 옮기기 위해.. 지금 가진 것들을 지키기 위해, 그에 더해 지금의 그것들보다 더 나은 것들을 얻기 위한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건가?


"솔직히 지금이 만족스럽지는 않아."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몇 년 전 나는,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Mercedes를 몰지 않더라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에 다니지 않더라도 행복했고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았다. 부모님의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지만, 내가 유지하는 삶이 었더라도 다를 건 없었을 것 같다.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정도의 삶이 었으니.

 

월세 800불짜리 방하나에 빵 몇 조각, 무스비, 맥도널드로 끼니를 해결했어도, 1년을 넘게 매일 같이 와이키키 바다 한가운데 10 ft NSP 위에서 들이는 마쉬는 숨, 고된 하루를 위로해 주는 몇 캔의 맥주와 Moku와 학교 친구들.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이루고 싶다는 욕심으로 차있었지만 "지금"을 살고 있었던 그때.

 

그런 그때의 모습이 지금은 온 데 간 데가 없다.

 

극심한 취업난과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지금,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소리 또는 사치처럼 들리겠지만, 왕복 3시간의 출퇴근 시간, 나의 노력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모르는 일, 닭장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금이 만족스럽지가 않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숙제들을 했기 때문에 그냥 


"지금 필요한 건 생각의 전환 일까 아니면 좋았던 그때의 것들을 이루기 위한 노력 일까?"


지금 하는 생각은 "성급한 결정은 피하고 싶다"이다. 예전에 나였다면 고민하지 않고 지금의 것들에 변화를 줬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지루함과 무료함을 타파하기 위해서.

 

그러나, 요즘 과거를 회상해보면, 지루하고 무료하고 반복적이었던 시간들이 조금만 더 지속됐었더라면 뭔가에 전문가가 되는, 특정 기술이나 행동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을지 하는 생각이 든다. 운동선수들이 반복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듯. 나는 무료함과 지루함을 느끼면 어떻게든 그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그 당시에 하고 있는 일들을 의미 없는 일들로 대하고 만듦으로써, 해야 할 일들을 어떻게든 때우는 식으로 일을 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직장 생활이라는 생계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변화하지 못하는 영향도 있지만, 무료하고 지루하고 반복적이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에 맞지 않더라도, 그것들에 대한 의미를 이유를 원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가장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한 노력하는 것이 미래에 지금을 되돌아봤을 때 적어도 시간 낭비하지는 않았다는 회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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