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일상] 죽는 꿈? 상상?

MahAlOhana Life 2024. 8. 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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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일은 아니고 서울로 출퇴근을 하던 지난 1월 서울로 가던 비행기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행기 타러 가는 날은 아침에 5시쯤 일어나야 하는데, 가끔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전날 늦게 까지 잠이 오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럴 때는 1시간 10분 정도 소요 되는 공항 가는 버스에서 잠을 청하거나, 50분 남짓 되는 비행 중 잠을 청한다. 

 

이 날도 비행기에서 잠을 청했는데, 꽤 오랫동안 잠을 자다 깼고 바로 착륙을 알리는 신호음이 들렸다. 통상 착륙 알림음 이후 약 10분 정도 비행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날은 착륙음을 듣고 밖을 봤는데 끝이 없는 구름이 비행기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비행기를 한 100번은 타본 것 같은데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정말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갔다. 비행기도 고도가 낮아진다는 느낌보다 계속 같은 높이에서 비행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시간이 꽤 오래 이어졌다.

 

내가 죽은건가 싶었다. 사람이 죽고 나서 이런 상황을 본다면 정말 황홀한 게 아닐까 싶었다. 그 정도로 정말 끝이 없는 구름이 펼쳐져 있었고, 그 위에 떠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뉴스에서 사건 사고를 볼 때나 주변에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을 때 나는 죽기 전 어떤 장면을 마주할까?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죽음에 대한 준비도 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꽤나 잦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아있는게 맞나 죽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너무나도 황홀한(?) 경험을 하는데 사랑하는 와이프와 아이를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목이 메었다. 와이프랑 아이는 어떻게 살아가지? 나쁜 놈들이 남편 없다고 아빠 없다고 해코지하는 거 아니야? 아직 함께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아직 죽으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다행히 비행기는 하강하기 시작했고, 꽤 두꺼운 구름 층을 지나 무사히 착륙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결혼 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꿈에서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장면을 봤다. 산아래 다이아몬드 같이 찰랑이는 호수를 보고 있는데, 호수에 반사 되는 햇빛이 너무 아름다웠고,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꿈속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아름다웠고, 이런 곳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싶었다. 뛰어내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영화 중 너무 황홀한 대자연에서 생을 마감하는 배우들의 마음이 이해가 됐었다. (꿈 속이지만.)

 

그러다 잠에서 깨서 옆에 있는 와이프를 봤는데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들었다. 꿈 속이었지만 산에서 뛰어내릴 생각을 했다는 게 미안했다. 와이프에게 꿈속에서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눈물도 살짝 흘렸는데,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던 적이 있다.

 

살해를 당하거나 재난과 같은 이유로 공포감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꿈도 꿨지만 아름다운 장면을 함께 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꿈을 꾸는 이럴 때면 어떤 삶을 살다가 어떻게 생을 마감해야 하는지 고민에 잠겨 본다.

 

끝 없는 구름이 펼쳐진 하늘, 이게 땅인지 구름인지 분간이 안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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