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 온 지 6일 정도가 되었다.
수요일에 도착하여 지금 월요일이니, 오사카에 도착한 게 수요일 저녁이니 수요일을 제외하고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시간이 월요일 오전이니 사실상 5일? 정도의 시간을 보낸 상황이다. 몇년 동안 생각만한 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일본인과 결혼했으니 언젠가 한번쯤은 일본에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1년 전 계획 한것이 어느 덧 현실이 되었다.
2017년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면서 부터 한 열 번 정도는 왔던 곳인데, 이민으로 왔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낯설다. 호주, 미국(시애틀, 하와이),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어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전혀 언어가 통하지 않고 일본이라는 나라는 또 다른 나라이기 때문에 긴장되고 두렵고 설레는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기 전까지 일본이란 나라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었다. 그냥 가까운 이웃 나라 정도? 였다. 이민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크게 4가지 정도가 있다.
1) 딸의 또 다른 조국. 내가 일본인과 결혼하여 아이를 갖기로 한 이상 태어날 자녀들의 반쪽은 일본 사람이다. 난 아이들이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지만 생물학적으로 한국인이고 일본인인 건 알고 그 문화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우리 가족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 살지 정하지 않았는데, 너무 늦기 전에 가능할 때 몇 년 정도는 일본에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 와이프의 친정. 와이프가 한국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와 결혼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산 측면이 있다. 7년 정도. 이제는 와이프가 친정에 가깝게 지낼 시간인 것 같다. 앞으로 언제 또 가능할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모로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이 든다.
3) 둘째 계획. 둘째를 계획 한지는 좀 됐는데, 아이가 한 명이라면 어찌 저찌 해결되는데 주변을 보더라도 두 명을 가족의 도움 없이 키우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이왕이면 처가 근처에 살면서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고 아이 키우는데 도움도 받고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4) 나 자신의 새로운 도전과 경험.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입버릇 처럼 하는 이야기가 한 45살 정도 되면 어딘가에 정착하지 않을까?이다. 그때까지는 좀 더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이주하고 경험하고 할 생각이다. 100세 시대이긴 하지만 언제까지 몇 살까지 살지도 모르고, 100세 인생인데 40살도 되기 전에 어떤 곳에서 한 가지 일을 하며 정착하여 산다는 게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호주, 스페인, 미국에 살아 봤고 일본에서도 살아 본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솔직히 나 자신도 일본 생활이 어떻게 흘러 갈지 알 수 없다. 다행인 것은 나는 문화적 다양성이나 차이점에 대해서는 꽤나 오픈 마인드이다.
느리고 불편한 환경에 대해서도 꽤 관용적이다. 인터넷이 빠르고 편리한 대한민국이 유독 잘 되어 있는 것이지 다른 보통의 나라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고 정부의 행정 시스템의 편리성과 삶의 질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느리고 행정 처리가 느리기 때문에 후진국이야 라고 생각하는 건 살기 좋고 나쁜 것과 편리하고 불편한 것과의 차이를 잘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공항에 도착해서 거주자(재류) 카드를 발급받은 것부터가 기존 여행과는 다른 경험의 시작이었다. 한국에서 준비한 서류들을 가지고 입국해서 제출하니 곧 3년짜리 재류 카드를 발급해 주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오묘하게 공존하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이튿날부터 구청에서 주민등록을 하고 보험을 등록하고 바쁜 하루를 시작했다. 시간은 다소 소요 됐지만 일본인 와이프 덕분에 다행히도 많은 것들이 순조롭게 진행 됐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내가 하려고 한다. 인터넷이 이렇게도 발달되어 있는 요즘 같은 때 사실 조금만 알아봐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주 휴대폰 개통 되었고 은행 계좌는 온라인으로 신청해 두었기 때문에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발급될 것 같다. 오늘 영사관에 가서 운전면허 변환에 필요한 서류들을 발급받았다. 증명사진만 잘 준비해서 내일이나 모레쯤 운전면허 시험장에 방문하면 큰 건들은 대략 해결 될 것 같다.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성이 되기도 하고 살짝 조급해지지만 천천히 가자고 다짐하는 계가 되는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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