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생각] 지하철 통근의 불만

MahAlOhana Life 2021. 2. 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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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한국에 오긴 했지만 7-8년 정도의 시간을 국외에서 보내고 돌아온 지 2년 반, 이제는 일상의 한 부분이지만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중에 하나가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발생하는 것들이다. 누구나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인터넷에 공유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을까? 아니면 어느 커뮤니티에서나 지나가는 말로 할 법한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너무 장황하게 써 내려가는 건가 싶지만, 그래도 관련해서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지하철에만 한정된 것일까 싶지만 요약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휴대폰을 보며 이동 (특히 출퇴근 시간)
- 지하철 안쪽에는 빈 공간이 있지만 출입구에만 몰려 있는 현상
- 지나갈게요, 내릴게요의 부재

위에 언급한 상황을 마주할 때는 내가 그 상황 안에 있는 당사자가 아니어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편함이 느껴진다. 이해가 좀 안 된다고 해야 하나? 나의 공감 능력이 부족해서 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별 불평불만 없이 지내는 걸 보면, 내가 다른 문화권에 오래 있다 와서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냥 좀 갑갑하다고 할까?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어떻게 하면 이런 부분이 개선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자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할 수 있는 게 있긴 할까?

이런 불편함(다 같이 공감하면 문제, 나만 그렇게 생각하면 불편함이라고 가정하자면)의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휴대폰을 보며 이동 (특히 출퇴근 시간)
- 지하철 안쪽에는 빈 공간이 있지만 출입구에만 몰려 있는 현상
첫 두 문제는 물론 인구 밀집도 많은 노동 시간으로 인한 여유시간 부재 등과 같은 좀 더 깊은 레벨의 사회적 문제와 관계가 있겠지만, 개인의 권리, 자유,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같은 개념이 사회적으로 합의되어 있지 않음. 그리고 이런 현상들이 비교적 신문물(운전 문화, 지하철, 휴대폰, 인터넷)에서 발생함.

이동하며 핸드폰을 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핸드폰을 보고 다니는 것이 다른 사람한테 불편함을 끼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을까? 두 가지 다 모른다고 치자, 그렇다면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배려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은 있을까?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끼칠 영향이 얼마나 될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 하는 사람은 그냥 그 순간 핸드폰을 하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해 하는 것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는 포기.
모르는 사람은 공공질서에 대한 개념 부재.

많은 사람들이 하기 때문에 괜찮다. 얘도 하고 쟤도 하니까 괜찮다는 건 나를 정당화하기 쉬운 변명이다. 그건 사회를 망치는 길이다. 경제학에 비유하자면 공공재의 비극과 같은 거다. (무료이면서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은 금방 부서지고 망가짐.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사용함) 아직 이 문제가 사회를 망치지 않을 정도로 발전하지 않았을 뿐. (그러니까 사람들도 별소리 없이 지내겠지만.)

결론적으로 공공질서의 부재, 사회적 합의 부재,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거나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동 중에 핸드폰을 본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신문물과 많이 연관되어 있다. 여러 운전 문제, 지하철에서의 문화, 휴대폰 등. 이 현상은 사회적으로 합의할 시간이 생각보다 적어서 이지는 않을까? 자동차 버스 지하철을 예를 들면 소위 선진국들은 이미 100년 전 이런 문물들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겪었기 때문에 지금은 없거나 적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닐까? 사회적 성숙도가 이미 발달해서 새로운 문물을 맞이 할 때 비교적 높은 경험치로 빠르게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아닌지?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게는 모든 것들이 새로운 신문물이다. 자동차, 버스, 지하철. 대중화된 게 고작 30년이 될까? 이런 사회적 질서 문제, 타인을 배려하기엔 먹고사는 문제 고민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뭐 그런 게 원인이 아닐까 싶다.

사회적으로 여력이 남아 다른 사람을 고민해 볼 여력이 생기면 좀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 지나갈게요, 내릴게요의 부재
이 경우는 지하철이든 어떤 장소든 사람이 많건 적건 발생하는 데, 특히 최근 지하철과 버스에서 안쪽은 텅텅 비어 있고 입구나 출구 쪽에만 있는 현상을 겪으며 느낀 점이다.
이건 앞서 말한 내용들과 많은 연관이 있지만, 그냥 커뮤니케이션 또는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 같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적은 편인건 흔히 알려진 사실이니. 특별히 말하지도 않아도 될 것 같다.

다행인 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보인다는 거다. 개인적으로는 그 이유를 대중화된 해외여행과 유학, 인터넷과 시민 문화 성숙과 같은 긍정적인 요소들이 좀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쪼록 나의 지하철에서 공공장소에서의 시간이 쾌적하고 좋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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