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싱어게인 시청 소감

싱어 게인이 막을 내린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된 것 같다. 이 포스팅을 통해 나름 챙겨 봤던 싱어 게인에 대한 짧은 소회를 남기고자 한다.

평소 티브이 시청을 잘하지 않는 데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아이돌만 뽑는다는 느낌과, 다른 종류의 오디션들도 그 콘셉트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터라 잘 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작년 상반기, 아이랜드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와이프와 재밌게 봤던 경험이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너무 안 봐서 어떤 느낌인지 궁금했고, 요즘 애들은 뭘 좋아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더. 트렌드 파악?

그러던 중 좋아하던 가수 유미가 나온다는 광고를 본 후, 여러 장르, 유형의 가수들이 오디션을 본다는 콘셉트의 싱어 게인에 구미가 당겨 첫회를 시청했다. 평소 노래와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던 와이프와 같이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소재였던 것 같다.

나의 첫 관심사는 과연 최고라고 평가받는 무명(?) 가수 유미가 몇 등이나 할까? 그리고 슈가맨 시청 느낌으로, 과거 유명 가수였던 사람들의 노래를 다시 한번 들을 요량(?)이었다. 사실 별로 재미없으면 1회만 보고 안 보려고 했다.

개인적으로 오디션 참가자의 구구절절한 개인사를 듣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세상 살면서 우여곡절 겪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이다. 1회가 조금 그런 느낌이 있었다. 노래보다는 미사여구가 많은 느낌. 그리고 역시나 예상대로 유미는 1회에 등장하지 않았다. (특유의 편집)

그 후 과정은 온 국민이 다 아는 대로...

결론적으로 싱어 게인을 너무 재밌게 봤다. 2-3라운드부터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기보다 다채로운 공연을 볼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좋았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을 잘은 모르지만, 육성하고 코칭하고, 비슷비슷한 유형의 가수들을 뽑는데 집중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싱어 게인은 역량과 경험 있는 가수들의 공연을 본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무엇보다 아이돌 노래가 판치고 있는 듯한 시장에 “이런 노래도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한 게 좋았다.)

이성윤과 정홍일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 음악에 대한 철학 및 고집 등, 정말 준비된 자에게, 고민한 자에게 만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 거기에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 중요함을 강조받은 느낌? (세상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주류(?)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그로 인한 부담감들을 느낄 때가 많지 않나 싶다.) 싱어 게인이 그런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나 싶다.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유명인들이 하는 명언이나 유행하는 띵언들에 그리 감동받아하지 않지만, 싱어 게인에서 느낀 느낌들은 내 인생을 돌아보고 설계하는데도 어느 정도 유효하지 않나 싶다. (최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온 것이 그리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같은 것들을 부쩍 자주 느낀다.)

오리지널리티,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