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생각] 직업에 대한 오판

MahAlOhana Life 2021. 3. 1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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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삶에 있어 겪는 불편함 또는 불만족의 원인을 따라가다 보니 회사, 직업, 직무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러 가지 요인이 섞여 있겠지만, 요즘 나는, “내가 회사에서 하는 역할이 뭐지?”, “내가 기여하는 바가 없으면,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지?”, “단순히 돈과 시간을 바꾸는 게 직업의 전부인가?” 등 직업관과 인생관이 교차하는, 어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것에 대한 대답만 되면 다른 문제들은 자연히 풀릴 것 같은 질문을 마주한다.

월급쟁이한테는 월급 잘 주고, 쉬는 날 잘 챙겨주는 회사면 그걸로 된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가끔 듣다 보니 나의 직업관이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 자아실현은 포기한 지 오래라는 사람들, 직장은 결국 시간과 돈을 바꾸는 행위 일뿐이니 바꾸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돈은 많이 받으면 된 것 아닌가? 등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왜냐면 나는 직업은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자랐기 때문이다. 20대 중후반과 30대 초반을 외국에서 보낸 탓인지, 우리나라의 상황이 특이한 건지 내가 다른 건지 외국의 직장인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적어도 다른 점은 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본인이 하고 싶은 일 또는 관심 있는 일에 따라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다라는 점?

사실 이런 고민을 하게 된 이유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고 얼마나 오래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지 가늠이 안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업무에 더해 장거리 출퇴근, 지하철 지옥, 회사 특성상 잦은 저녁 미팅들. 거기에 우리 회사 특성상 생산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른 업무들. 회사가 문제인지, 집이 문제인지, 사회 자체가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은 출퇴근 길에 포스팅을 하면서 장거리 출퇴근으로 인한 시간적 Loss를 줄이고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

서두가 조금 길었다.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직업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환경적인 요인은 빼고.

유년기 청소년기에 직업은 이름 그대로인 줄 알았다. 소방관은 불만 끄면 되는 줄 알았고, 경찰관은 도둑만 잡으면 되는 줄 알았고, CEO는 회사 경영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그 직업의 실무? 만 생각한 것 같다. 그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업무들이나 직업에 따라오는 환경들은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그 시절 그렇게 생각했던 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특정 직업을 선택했을 때 따라오는 문제들의 큰 부분들은 사회에서 완충 작용을 해준다면 해소될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소방관이 업무 중 발생한 피해를 보상한다던지, 큰 부상을 입었을 때 나라의 지원이라던지 또는 작은 기업 업종들의 보호라던지. 총체적인 문제가 있지만 사회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선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킵.(자꾸 이쪽으로 새네...)

주변에서 “너는 말을 잘하니까 영업해야겠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나는, 영업이라는 말 그 자체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 외 따라오는 문제들은 잘 모르고 깊은 고민이 없었다. 실적, 불안정한 수입 등. 아마 다른 직업들도 액면 그대로의 업무와 그에 따른 환경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어떤 직업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공무원으로 예를 들자면, 보장된 정년, 루틴 한 업무, 일정한 봉급을 장점으로 공무원이 되고 싶으나, (적절한 예 일지 모르겠으나) 문서 작업이 너무 싫다던지, 사무실 안에서만 일하는 게 견딜 수 없다던지 하면, 그 사람은 공무원 중에서도 특정 포지션만 가능하다던지, 다른 직업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CEO도 다 같은 CEO가 아닐 것이다. 큰 회사의 CEO는 회사 운영에 업무의 중점을 두고, 내부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매니징 능력이 중요한 반면, 작은 회사 또는 스타트업의 CEO는 기업의 생존과 직면해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한 노력, 스피치 능력 또는 설득 능력이 중요할 것이다. 조직이 직면하는 문제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영역의 전문 CEO를 찾는 이유가 그래서이지 않을까 싶다.

나름대로 이른 나이에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적 꿈 또는 목표가 있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실제로 필요한 스킬 등 필요한 능력은 내가 생각했던 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아마 그때의 교훈이 충분치 않았는지, 정처 없이 거닐다 어떤 상황에 떠밀려 이전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었다.

직업을 구하게 되는 과정 사이에 내가 원하는 것들과 싫어하는 것들이 변한 건가? 우리나라의 현실인가? 좋아하던 일도 싫어지게 되는? 아니면 내가 너무 깊이 없이 방향을 정하는 건가?

최근 들어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으며 다짐하는 한 가지는 다음 직업은, 절대 상황에 들떠 밀려, 좋은 점들만을 고려하지 않고, 타깃 직업이 해야 하는 본질 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내가 원하는 것들과 싫어하는 것들과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 확인 후 정할 것이다.

다 이상 일을 숙제하듯이 하고 퇴근 시간만 바라보는, 그리고 일하는 시간이 돈 이외에는 무의미해지게 하는
워라밸이 보장되는 삶이 아닌 워라블(워크 앤 라이프 블랜딩- Work and Life blending)의 삶을 살기 위해서다. 일 하는 순간도 내 인생이 빛을 바라고 의미가 있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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