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이 될 예정인 내일은 시온이가 11주째 되는 날이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결혼 생각은 없었지만 아이는 갖고 싶었던 4년 전의 내가, 어느새 결혼을 하고 한 곳에 정착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자면 2박 3일도 더 필요할 것이다.
와이프와 나는 작년(20년) 6월 즈음부터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 늦은 대학 졸업과 취업, 와이프는 프리랜서로 소득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금전적인 준비 부족을 이유로 아이 갖는 것을 조금씩 미뤘지만 3자녀 또는 4자녀를 원하는 우리는 조금 서둘러야 목표에 도달(?) 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우리의 목표가 보통보다 많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두 사람 다 아기들부터 아이들까지 너무 좋아한다. 두 번째로는, 와이프는 삼 남매 가정에서 자랐다. 친구들 중 4명 남매의 집안도 더러 있어 3-4명 가정을 보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한다. 나의 경우는 특이하게 부모님 포함 4인 가족에서 자랐는데, 자라면서 한 번도 4인 가족이 작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결혼하며 내 가정을 그려보니 4인 가족은 뭔가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족은 좀 북적북적하고 부대끼는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전적인 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흔히들 하는 말처럼 완벽하게 갖추고 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시간이 항상 그 자리에서 그렇게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본격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19년 연말부터 시작된 직무 변경, 이사, 등 6개월이 지나서 뭔가 자리를 잡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게 크지 않았나 싶다.)
젊고 건강한 신혼부부가 아이를 갖기로 했으니 특별히 문제없을 거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와이프나 내 주변에서는 다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생겨 우리 또한 조금 가볍게 접근했던 것 같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가임기를 공략(?)했다. 온라인 서비스나 앱에서 알려주는 기간을 베이스로 했는데, 어릴 때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경우와 다르게 아이를 원하게 돼서 임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돌아 나올 수 없는 길을 들어간다는 조금의 압박감(?) 부담감(?)이 들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렇게 달력은 어느새 연말이 왔음을 알리고, 그즈음 해서 만약 12월까지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기로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6-7개월 정도의 시 도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다.
평소 주변 다른 부부들과 자녀 계획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던 터에 시간이 지났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조금 불안해진다고 하니, 두어 사람이 배테기를 추천했다. 본인의 주변에서 배터 기를 사용한 사람들은 시도한 첫날 바로 임신에 성공했다며... 처음에는 배테기가 뭔지 전혀 알지 못하고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다. 배란일 테스트 기의 준말로 생리주기로 임신 가능성을 추측하는 것과 달리 소변 검사로 난자 생성의 가능성을 알 수 있는 방법이었다. 계획 초기에 들어보긴 했지만 건강하다는 자신감으로 별로 귀 담아 듣지 않았지만 병원에 가기 전 해볼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배테기를 주문했다.
결론만 말하면 배테기는 성공적이었다. 우리도 시도한 첫 달 바로 성공해서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직 와이프가 신체적 변화를 겪고 있지 않아 실감이 많이 나진 않지만,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음을 확인하고 아이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각종 병원 검사들과, 산모를 위한 준비, 아기 용품 준비등 신경 쓸 것들이 적지 않다. 한 생명이 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는 것이니 만큼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출산 예정일은 9월 말, 보통 임신을 했다고 하면 해를 넘겨 출산을 하는 것 같은데, 연초에 생겨서 인지 9월 말 출산 예정되어있다. 올해 그것도 9월 말에 아이가 생긴다고 생각하니 정말 눈앞에 출산이 다가온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준비를 위한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해지긴 하지만 빨리 시온이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아빠 엄마가 열심히 기다리고 있어! 넌 열심히 그리고 건강히 살아있기만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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