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시청 후기] 유퀴즈 이직의 기술 편

MahAlOhana Life 2021. 3. 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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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방송 중, 가장 공감하며 관심 있게 본 편이지 않나 싶다. 이직의 기술. 타이틀 만으로도 나의 관심을 잡아당기기 충분했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을 이미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재밌게 시청했다.

여러 유형과 케이스의 이직과 관련된 주인공들이 나왔지만, 단연 내가 공감하며 관심 있게 본 케이스는 오로라 사진작가님과 진기주 배우가 아니었을까 싶다. 두 사람 모두 일반 직장인에서 직업을 변경한 케이스로, 현재 내가 직장인으로서 겪고 있는 문제와 유사한 상황을 겪었을 것 같다. 내가 유독 관심 있던 부분은 직업을 바꾸는 데에 어떤 trigger가 있었는지였다. 직장인들이 퇴사나 이직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생각한다는 것은 설명해 말해 무엇할까. 그 수많은 이직과 퇴사 생각 중, 어떤 이벤트가 주요했었을지가 궁금했다.

사진작가님의 케이스는 좀 더 예전 직장인의 케이스에 가까웠다. 밥 먹듯 하는 야근, 업무 스트레스, 워라밸 붕괴 등 과거(?) 전형적인 문제였다. 원하고 관심있던 분야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직 또는 전직에 성공하셨다고 했다. 그러던 중 오로라 여행을 통해 퇴사를 결심하셨고, 앓던 병도 나았다는 이야기가 뭔가 대리 만족도 되면서 어떤 기분인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공감도 됐다. 어릴 때부터 카메라를 좋아하셨다는 점을 살리고 오로라를 찍고 싶은 마음에 오로라 작가가 되셨단다.

한때 배가 아플 정도로 스트레스 받긴 했지만 지금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이분이 겪었던 것에 반이나 됐을까? 이 분의 케이스는 많은 공감이 되긴 했지만, 내가 현재 이직하고 싶은 주된 이유와는 조금 달랐다. 이 분은 원하는 분야로 이직과 전직을 거리낌 없이 성공하셨기 때문이다.

내가 좀 더 공감됐던 케이스는 진기주 배우였다. 잘 다니던 삼성을 그만두고 어릴적 꿈이던 기자가 되었다가 수습이 끝나갈 때쯤 그것도 그만두고 슈퍼모델이 되었다가 배우가 된 케이스. 사실 진기주 님 유 퀴즈 짤 덕분에 이번 이직의 기술을 접하게 됐다. (“버스와의 약속”)

처음 삼성을 그만 두게 될 때의 계기가 점점 어두워지는 본인의 표정을 본 엄마의 권유였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몇 해 전 본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이사장님께서 정치를 그만두게 되었던 계기도 정치하는 10년간찍힌 본인 사진의 표정을 보며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표정은 어떨까? 확실하건 그리 밝지는 않은 것 같다. 출퇴근 길 포스팅을 하며 나아지긴 했지만 편도 1시간 10분 20분의 출퇴근 길의 고통, 공공장소에서의 불편함, 그리고 긴 출퇴근 시간으로 인한 여가 시간 부족, 잦은 저녁 콜, 생산성 높지 않은 주간 업무, 업계의 한계, 자아실현 부족, 등. 괜찮은 연봉과 안정된 주거와 맞바꾼 나의 일상이 내 표정을 그리 밝게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단순히 안정된 주거와 소득이 내 삶을 채워주지 못하는 것 같다.

다시 진기주 배우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배우 생활은 어떤 점이 좋냐는 질문에 아침에 눈이 떠지고 생각하면 흥미로운 일이라는 대답이 처음 듣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일상이 어떠 해야하는지 한 가지 고민해볼 포인트를 주지 않았나 싶다. 사실 비슷한 이야기를 배우인 지인에게 들은 적이 있다. 공부도 잘하고 뭐든 잘하는 선배가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배우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물으니,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것이 본인의 심장을 뛰게 했다는 이야기가 부러웠던 것 같다. 결국 그런 것들을 찾으려고 하면 지금 삶에 있어 다양한 경험들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면서 했던 경험들이 그리 적지 않은데, 어떤 일들을 했을 때 어떤점들이 좋았으며, 그 일이 흥미로웠는지, 내 심장을 뛰게 했는지를 기억해내는 것, 그것부터 시작이 아닐까 싶다. 돈과 시간을 바꿔 주거의 안정을 찾는 건 지금이 아니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자신은 있다. 유 퀴즈 이직의 기술 편을 보며 좀 더 용기가 생겼고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지 않았나 싶다. 35살 지금의 나는 돈을 좇는 게 아니라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고민해보고 찾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게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건강과 행복을 찾는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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