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주 차에 1차 기형아 테스트를 마치고 5주 뒤인 4월 말로 2차 기형아 검사 예약을 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주가 지났다. 나는 그저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는 소식이 궁금했는데 와이프는 성별이 너무 궁금하다고 했다. (기형아라는 판정을 받게 된다면 짊어지게 될 삶의 무게가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히 1차 기형아 검사(혈액 검사)와 투명대 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없었기 때문에 안심 하고 있었으나 2차 테스트 결과 확인 전까지는 안도되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더라도 낳고 키우기로 했지만 당연히 건강한 아이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은 말해 무엇할까.
이번 병원 방문은 임신 기간 중 마주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였던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초음파를 하러 감에 있어. 바로 성별 확인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굳이 아들 둘 또는 딸 둘을 선택해야 한다면 딸 둘이었기 때문에 첫째는 딸이었으면 이야기를 자주 했다. (사실 우리 부부는 3-4명의 아이를 갖고 싶다. 다들 하나 낳아보고 생각하라고들 하는데, 특별히 경제적인 어려움만 없다면 3명은 낳고 싶다.)
첫째가 딸이길 원하고 3-4명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잉야기에 대해 살짝 여담을 하자면, 나는 형과 함께 아들 둘인 집에서 자랐는데, 자라면서는 큰 감흥이 없었지만, 친척 누나네 조카 두명이 중학교 고등학교 사춘기를 접어들며 집에서 하는 모습을 보니 그 삭막함과 적막감, 누나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지 보였고, 엄마도 그걸 겪을 거라고 생각하니 딸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기 더해 형네 조카들 두 명이 모두 딸인데, 특히 첫째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찾고, 그 애교를 보고 있자니 이래서 딸 바보가 되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3-4명 이야기가 나오게 된 이유는 나는 4인 가족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내 가정이 4명이라고 생각하니 웬지 모를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와이프한테도 이런 이야기를 하니 와이프 가족을 포함한 주변 친구를 친구의 자식들도 3명이라서 본인은 당연히 아이는 3명을 갖고 싶다고 했고, 경제적인 능력이 되면 가능하면 4명까지도 낳고 싶다고 했다. 물론 하나 낳고 생각해보라는 주변의 조언(?)에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아카짱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 확인 하는 중간 선생님께서 슬쩍 이야기해주신다. 다들 알겠지만 법적으로 성별 공개는 20 몇 주 이후에 알려 줄 수 있다고 하는데, 워낙 궁금 해들 하니 스윽 말해준다. 예전 같지 않아 아들 딸 안 가릴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 아들 낳길 바라는 어른들이 계신 관계로 그런 법이 남아 있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바는 아니었다. 그래도 뭔가 제도적 수정을 해서 서로 편하게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국회의원들이 너무 일을 안 한다.)
결과는 우리의 바람대로 딸이었다! 생각해보니 태몽 및 와이프가 먹고 싶어 하고 자주 먹는 음식으로 주변에서 아들일지 딸일지 추측하는 것도 나름 재밌는 게임? 놀이? 였던 것 같다. 아들일지 딸일지 추측하며 아들이면 어떤 이름을 지어줄지 딸이면 어떤 이름을 줘야 할지 고민하고 어떻게 키워야 할지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이 재밌었던 것 같다. 무튼 우리는 딸이었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초음파 검사 이후 2차 기형아 검사를 위한 혈액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는 3-4일 정도 후에 문자 메시지로 전달된다. 다행히도 이번 검사 결과도 정상이었다. 정말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만큼 세상에 감사한 일도 없는 것 같다.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아이 기형아 검사를 앞두게 되면 내가 살며 했던 세상 모든 잘못된 행동 또는 습관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때 술을 많이 마신 게 아니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건 아닐까?” 등등. 그래서 나는 그때 없었고 나를 모를 때였지만 술 담배 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와준 와이프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입덧도 하지 않고, 특별한 특이 사항이 없다.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어 큰 산은 넘은 것 같고, 태교 및 아이 맞이 준비를 잘하면 될 것 같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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