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표현을 이럴 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지지 부진하게 진행된 인터뷰와는 다르게 연봉 협상(?)이 완료된 이후 입사 일자 조정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일정 조율이 아닌 본인들이 제시한 날짜에 오지 않으면 입사 진행이 어렵다고 한다.(취소 통보) 연봉도 포기하고 가는 마당에 뭘 믿고 이렇게 밀어붙이는지 이젠 어이가 없어서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포스팅이 필요할 것 같다.)
오늘은 내가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까지 이직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몇자 적어보고자 한다. 비교적 최근 취업시장을 경험해본 걸 미루어 보면 사실 다들 대기업 위주의 연봉+복지에 방점을 찍고 취업준비들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초봉은 이 정도는 받아야지, 복지는 이 정도는 돼야지, 많은 중소기업들이 만족스럽지 못하니 대기업, IT, 또는 외국계로 눈을 돌리고 들어가길 고대하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흔히들 연봉을 점프 하며 이직하지만 이번 나의 이직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금전적인 상승은 없다. 오히려 내년엔 조금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다. 책임질 가정이 없다면 그냥 내 소비생활만 조절하면 끝날 일일 수도 있지만 가정이 있는 상황 게다가 출산을 몇 달 앞둔 상황에서 금전적인 이득도 아닌 손해를 보며 이직하는 것은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닌 것 같다. 특히 나의 경우는 출산으로 인해 얼마큼의 소비가 늘어날지 판단하기 우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오히려 돈이라는 요소를 제외하고 다른 요소들을 고민 해봤을 때는 충분히 가볼만할 상황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직에는 현 직장에서의 불만보다는 새로운 곳에서 얻을 것들 또는 그곳에서 달성한 목적이 있는 경우에 좋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기업, IT분야, 새로운 업계, 회사가 하고자 하는 일. 일이 많을 거라고 빤히 보이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봐야 하지 않을까? 지금 하는 관리 업무는 5년 뒤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삶의 자양분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결정적으로는 지금 직장에는 거의 없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가장 기대된다. 젊은 조직,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 교류. 틀이 없어 사람들이 정하는 것이 틀이 되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직을 결정하고 주변에 이야기 했을 때, 돈과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면서 떠는 것을 반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이해한다는 의견들을 해주었고, 다들 가슴 한편엔 그렇게 하고 싶지만 못하고 있다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를 해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지만 어떠한 이유에서건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 걸까? 이직 고민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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