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에 마지막으로 출근한 지 한 달, 새 직장에 출근한지는 2주 반. 7월 5일 첫 출근을 시작으로 하루 첫째 주는 풀타임으로 출근했으나, 갑작스러운 코로나 상황 악화로 인해 출근 둘째 주인 지난주부터 약 2주간 풀타임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면접 과정에서 잦은 조직 변화와 업무 범위 변경으로 인해 출근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재택근무는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사실 이직 후 초반이다 보니 회사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출근하고 싶었지만 강력하게 재택근무를 독려하는 바 출근이 불필요한 업무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 배부른 소리)
아직 한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평가나 어떠한 것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첫인상은 좋은 편이라고 표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만족스러운 부분은 회사 분위기나 업무 진행 방식 등, 내가 예상한 것 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전 직장에서 힘들어했던 부분들이 커버되어서 좋다는 느낌이다. 밝은 에너지, 변화에 대한 의지, 새로움 추구, 밝은 방향성의 인사 정책, 좋은 사옥(사옥이 좋으면 회사에 체류 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야기인데,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궁극적으로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 같고, 서로 존중하게 하려는 문화가 좋은 것 같다.
모든 것들이 착착 잘 진행 되거나 협상들이 바라는 대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이직하기를 잘했다고 생각이 들 때쯤 문득, 이직을 안 했으면 어쩔 뻔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현재 가정 상황이나 이직을 만류하는 쪽의 이야기를 더 귀담아 들어 이직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고민이나 걱정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라도 빨리 이직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더 힘겹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회사 생활 경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의견을 귀담아들으려는 편이었다. 전 직장 동료들의 반은 왜 이 좋은 직장을 옮기냐며,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적지 않은 나이인데, 일이 많은 회사도 아니고, 월급도 적지 않고, 휴가도 눈치 보지 않고 쓰고, 직장인으로서 최고의 조건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직을 선택했고 구미가 당기는 길을 가보지 않는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졌다. 직장인으로서 다니기 좋은 직장을 다녔음에도 왜 나는 만족하지 못했고, 이직을 만류하는 사람들이 이야기 한 전 직장의 장점이 큰 장점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결론은 단순한 것 같다.
그냥 그들이 추구하는 삶과 내가 추구하는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개인 각각은 인생의 다른 부분의 레이스를 하고 있는 중이고, 각각의 시기에 필요한 것들도 다르고, 원하는 가치 삶도 다르다. 전 직장 동료들이 해당 직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회사가 그들이 원하는 부분들을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는 전 회사에서 만족스럽게 느끼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고, 그것이 이직을 생각하게 될 정도의 큰 사유였기 때문에 이직을 했다. 내가 회사에 원하는 점과 회사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부합됐다면 남아 있었을 것이다. 내가 회사에 원하는 것들이 또 바뀌는 시기가 오겠지만 지금은 이직한 새로운 회사가 좋다. 돈은 적게 받고 정신없고 할 일도 많지만 좋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쓸모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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