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직한 직장에서의 첫 출근 후기를 남겼지만, 정들었던 첫 직장을 퇴사하던 그날의 기억을 간직하고자 이렇게 몇 자 적어 본다.
만감이 교차한 하루였다.
이곳에 입사 전엔 살면서 코엑스에 한 세번이나 와봤을까..? 코엑스에 올 때마다 길을 헤맸었는데, 이제는 길을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알려 줄 정도는 됐으니 2년 8개월이란 시간 이곳이 익숙해지긴 했나 보다.
긴 해외 생활을 끝내고 돌아와 가족 부양을 위해 시작된 취업 활동. 두렵고 긴장되기만 했던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이곳.
틈틈이 즐기던 한강 뷰, 잠실 야구장 뷰 이 모든 게 그리워질 것 같던 퇴사 전날. 많이 느끼고 싶었지만 퇴사를 하루 앞두고도 뭔가 많이 분주했다.
보통 퇴사하는 날은 점심 먹고 작별 인사하고 집에 간다던데, 점심 먹고 4시 반이 다 되도록 발길이 떨어지질 않더라.
내 발로 나간다고 해 놓고선…
특히나 급하게 결정된 이직이어서 인지 월요일부터 이 사무실로 내 자리로 오지 않는다는 게 상상이 안된다.
잘 다니고 있는 직장,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몇 달 뒤 출산까지 앞두고 너무 큰 모험을 하는 건 아니냐는 질문에 내 인생도 중요하지 않냐고 대답했지만, 그들의 말이 100번 옳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어찌하리 내가 이렇게 생겨먹었다.
후회하게 될까? 까보면 알겠지.
2년 8개월, 너무 감사한 일들이 많았다. 긴 유학생활 끝 결혼을 계기로 시작된 한국에서의 삶의 첫 직장, 코로나 시작되기 전 정규직 채용, 주니어로서 경험할 수 없는 포지션과 롤, 매니저와 부장님의 무한 서포트. 집단 지성인 팀의 서포트. 나에겐 큰 행운이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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