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첫째

[육아] 2살이 된 딸에 대한 기록. (2)

MahAlOhana Life 2023. 10. 1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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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 [육아] - [육아] 2살이 된 딸에 대한 기록. (1)
 


지난 글에 이어 딸아이가 2살이 되는 동안 기록하려고 했으나 기록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남기고자 한다.
 
메모 3: 무제 (2023년 1월 18일)
 
아이가 없는 시간 안도감, 어린이집 중요한 역할
부모가 안심하고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 기관
그만큼 사랑을 줘야 함
 
딸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맡기고 부부 둘만의 시간을 갖었던 날로 기억한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조부모님들의 도움 없이 처음으로 둘만의 시간을 갖었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공감하겠지만 처음 아이가 어린이집에 맡겨지면 어색하다. 어린이 집 등원 첫날 눈물을 보이는 부모님들도 있는데 어떤 심정인지 이해가 됐다. 고작 한 살밖에 안된 아이가 부모 없는 환경에서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을 신경 쓰며 시간을 보낸다는 게 여간 마음이 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도 동일 했고 마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때 느낌과 생각을 아직도 기억하는데 이 메모를 남겼을 당시 어린이집 학대 또는 가정 보육 도우미의 아동 학대 폭력 뉴스들이 보도되고 있을 때였다. 어찌 보면 직업윤리와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한 생각을 포함한 글인데, 부모가 아이와 있을 때 들이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정신적인 부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육체적으로도 어려운 일이다. 보육 또는 육아와 관련된 업종을 택하는 사람들은 그런 어려운 점을 알고 어느 정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이 이 직업을 선택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학대 사건들을 접하면 어찌 부모가 자식을 기관에 타인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 그러다보니 좀 더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안심이 되는 곳으로 아이들을 보내거나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보거나 하게 되는데, 출산을 장려하는 나라의 상황에서 겪어서는 안 되는 상황 같다. 보육을 하는 사람들의 자격 요건 마음 가짐 등을 점검해야 하고, 물론 힘든 만큼 처우도 확실히 충분히 해줘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하나 하나 고쳐지면 출산율은 자연스럽게 오를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 한명을 키우는 자체에 많은 노력이 들어가고 어렵기도 하지만 핵심은 부모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어 사회생활이나 경제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보육 기관이 너무 중요한데, 그 중요한 기관에서 아이들을 시기에 맞는 성정 과정을 겪게 하고 사랑을 줘야 한다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믿음과 신뢰가 쌓이면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메모 4: 딸아이 성장 / 학습 효과 / 성향 (2023년 2월 25일)

  • 아이가 손 잡고 걸으려 하지 않음
  • 상가 5층 계단을 혼자 오르고 싶어 함
  • 내려갈 때는 손을 잡고 내려옴
  • 소파에서 바로 내려오고 싶어함

 
이 메모는 아이의 성장 과정 중에서도 독립심이 강한 모습을 기록하려고 했던 것 같다.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 과정을 겪는 일이겠지만 우리도 본인이 무엇인가를 직접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 걸음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뒤뚱뒤뚱 걸을 걷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빠 엄마 손 잡기를 거부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도와주거나 안아서 이동시키면 울고불고한다. 성격이라는 게 선천적인 영향이 큰지 후천적인 영향이 큰지 모르겠지만 아빠 엄마 성격을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아닌 것 같다.
 
본가 근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입구에 가기 위해 약 30개 정도의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본인 가슴 높이만 한 그 계단들을 올라야 할 때면 본인이 혼자 끙끙 거리며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불안한지 손을 잡으려고 한다. 신기하다고 생각한 점은 학습 능력과 메타 인지인데, 꼭 걸음마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아이는 본인이 하다가 다치거나 아프게 되거나 하면 다시 동일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집 안에서 뛰어다니다가, 어떤 것을 밀다가 넘어져서 본인이 다치면 같은 행동은 하지 않고 유심히 조심조심 행동한다. 그러면서 본인만의 해도 되는, 하면 안 되는 선이 생긴다.
 
호기심도 비슷하게 작동한다.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 구분은 하지만 웬만한 건 하고 본다. 그래서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지금은 덜하지만 이때만 해도 너무나도 이것저것 열어보고 잡아보고 물어뜯고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런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게 너무 재밌고 즐거운 일이다. 전에는 하지 않던 새로운 행동들을 하면 아이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웃음이 나오고 감탄한다.
 
우리 아이의 성장 척도 중 하나는 유아용 직쏘 퍼즐인데, 처음에는 퍼즐을 어느 위치에 놓아야 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시도해 본다. 소근육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생각처럼 퍼즐이 움직이지도 않고 어디에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위치를 기억하는 것은 물론 퍼즐 하나하나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지금은 퍼즐의 달인이 되었고 소근육이 발달하여 원하는 대로 퍼즐을 움직인다. 다른 종류의 퍼즐들도 마찬가지로 금방 배워 맞춘다.
 
언어도 비슷한다. 우리 아이는 또래에 비해 말이 좀 빠른 편이었는데, 내가 휴직으로 엄마랑 같이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한 게 작용을 한 건지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보통 둘째 들이 말이 빠른데, 그 이유를 첫 째가 말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 한 가지 언어만 쭉 했으면 더 빨리 많은 성장을 이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어 일본어를 같이 배우다 보니 한 가지를 깊이 있게 빠르게 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말이 늘면 문장으로 말하게 되고 톤과 뉘앙스가 생기는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아직도 문장보다는 단어를 말하거나 단어를 나열하는 상황들이 더 많다. 최근에는 감정을 담아 문장으로 말하는 상황들이 많아졌지만.
 
말이 늘면 확실히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재밌어진다. 이후의 성장기는 다음 편에 포스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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