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한두어 달 전부터 딸내미가 입을 기모노를 계속 준비하는데 무엇을 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큰 이모님의 솜씨 덕분에 와이프 사촌 언니가 입었던 오래된 기모노를 이리 고치고 저리 고쳐 아이의 몸에 맞게 수선했다.
그러더니 지난 주 대뜸 동네 신사에 시치고산을 예약했다는 것이다. 시치고산 스튜디오 촬영은 지난번에 했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 했다. 바빠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동네 신사에 방문해 보니, 아이가 건강하게 3살까지 건강하게 자란 것을 신사에서 축하받고 신께 인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준비를 하며 편하게 옷을 입고 가려고 했더니 정장을 입으라고 해서 급하게 갈아입고 신사로 향했다. 신사를 예약 했다기에 아이 사진 촬영을 예약했다는 것인 줄 알았더니, 교회나 성당에서 축하 예배를 보듯 신사에서의 작은 제? 였다.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는 신사 안 제단 같은 곳 안쪽에 교회 의자와 같은 의자가 있고, 그곳에 앉을 수 있도록 제사를 지내시는 사재(?) 분이 우리를 안내해 주셨다.
우리가 앉아있으면 미사를 지내 듯 신께 인사를 드리고 우리를 소개하고 하는 등의 제사? 행사?를 했다. 방식은 카톨릭 성당의 미사와 비슷했는데, 옷이나 장식품 등이 동양의 한복이나 기모노라고 상상하면 될 듯하다. 딸내미는 요즘 엄청 활동적인데 경건한 건 눈치로 알았는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중간중간 좀이 쑤셔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잘 있어주었다.
딸아이가 만 3살이 되는 동안 크게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자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축하하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큰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길 바라며 약 20여 분 되는 행사를 마쳤다. 신사에 소정의 금액을 드리고 예약을 하게 되는데, 행사 이후에는 풍선과 함께 아이에게 장난감 선물을 주셨다.
많은 것이 현대화되고 소비나 지출에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일본이지만 많은 일본 사람들이 이런 전통문화(신토)를 잘 지키며 따른다. 과학이 신흥 종교와 같이 된 이 세상에 흥미로운 지점이다. 전통문화가 사라져 가는 한국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라의 신은 아니지만 누가 되었건 우리 가족의 안녕을 지켜줄 수 있다면 그것이면 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인사를 드렸다.
참고로 남자 아이는 5살을 축하하고 여자 아이들은 3살 7살을 축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치고산에 대한 위키피디어 설명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ko.wikipedia.org/w/index.php?title=시치고산&oldid=37409672
신사에서 찍은 사진 몇 장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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