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진부한 질문이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특별한 금융 교육 없이 성인이 되고 사회에 뛰어들며 돈과 자본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이들이 지금도 계속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의미 있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돈을 왜 버는 가? 돈이 무엇인가?
몰랐을 때가 오히려 심적으로는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몇해 전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으며 콧 방귀를 뀌었던 대목이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마치 글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과 같은 느낌이니 자신이 없으면 책을 읽지 말라고 했던 그런 내용이었다. 그땐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느끼고 있다. 그때 그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는 돈의 중요성, 돈과 시간의 관계,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 노동 vs. 자본, 등을 모르는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것들이 내 삶을 얼마나 자유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빨리 이루면 빨리 이룰 수록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아지는지, 내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지, 남을 위해 하루 9시간 동안 원하지 않는 일들을 하며 보내지 않아도 되는 지를 알아버렸다. 그러한 것들을 느끼다 보니 그리고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다 보니 그것을 빨리 이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던 것 같다.
그 책을 읽게 된 계기 부터 그 당시의 상황을 보면 충분히 그런 감정들이 들 수 있었다. 30대 초반 유학생 신분에 결혼해서 믿는 구석도 없이 와이프를 한국에 대려왔고, 경력도 없이 생계를 유지해야 되는 상황. 간신히 취업한 회사 아침 9시 출근을 위해 몸을 일으켰고, 익숙하지 않은 싫은 상황들에 몸을 맡겨 하루하루를 보냈던 그때의 나는 직장 생활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정규직이 되며 느낀 안도감도 얼마 가지 않아 직장 생활로 인한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참고로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외국계 회사로 복지가 좋기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서의 직장 생활도 어려워하는 내가 이직하더라도 만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면서 직장 생활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마음이 조급한 상태로 이것저것 생각과 걱정 그리고 고민만 많아지다보니 머릿속은 정리되지 않은 채 일상생활을 이어갔고 그 와중에 만족도가 낮은 직장 생활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지금은 블로그 포스팅, 독서, 행복에 대한 정리, 인생에 대한 정리를 하며 심적인 안정이 좀 취해지긴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언제 어떠한 형태로 튀어나와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일상이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석적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 내가 느끼는 고민 걱정 등을 구체화 시켜보기로 했다. 그중 단연 핵심적인 해결 과제는 직장-돈-시간이었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은 나한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장소여야 하는가? 돈은 무엇인가? 시간은 어떻게 써야 하고 나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가. 그중 돈은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1순위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단순하다. 돈은 뭔가를 하기 위한 매개체이다. 수단이라는 이야기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되면 내가 없어진다. 밥을 안먹어도 아낌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고, 좋아하는 영화를 안 봐도 아낌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절약은 중요하다. 불필요한 리소스가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 말이다. 환경 보호의 차원에서 개인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내가 돈이고 돈이 나다. 수단만 확보해놓은 상태. 돈을 많이 벌어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많이 그러셨듯..)
돈이 매개체로써의 적절이 수단이 되려면, 내 삶에 필요한 것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돈이 수단, 매개체로써의 역할을 다할 때는 필요한 곳에 쓰일 때뿐이다.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더 가지고 싶고 더 불리고 싶은 게 돈이다. 결국 사용하고자 하는 곳, 궁극적으로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하기 위한 목적에 사용되지 못하면 그것의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미래의 에너지만 축적해놓았을 뿐 에너지를 쓰지 못하는 상황.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찾고 필요한 금액을 측정할 수 있으면 나에게 필요한 만큼의 금액을 계산할 수 있고 그게 인생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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