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 & 여행/제주 생활기 [2022-2024]

[기록] 육아 휴직, 제주도에서의 1년 (2) - 1년 생활기

MahAlOhana Life 2023. 10. 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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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5 - [일상] - [기록] 육아 휴직, 제주도에서의 1년 (1) - 정착기

[기록] 육아 휴직, 제주도에서의 1년 (1) - 정착기

22년 4월 일본에 한 달 정도 다녀온 뒤,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육아휴직을 신청하게 되었다. 출근하는데 한 시간 반, 퇴근하는데 한 시간 반. 아침 7시 반 딸내미 아침잠에서 깬 딸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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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제주도에서의 1년을 보내기 위한 준비를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제주도에 가게 된 계기, 이유, 간단한 일정 소개?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주도에서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짧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겠지만 서울이나 수도권 또는 도시에 있었다면 한계가 있었을 것 같다.
 
1년 동안 했던 일을 짧게 리스팅 해보자면(하단에 사진 첨부):
- 1주일에 2-3회 정도 아기 재우고 바다 보며 맥모닝 먹기 (삶의 낙이었다.)

아침 맥모닝을 먹으며

- 아기 캐리어 구매해서 오름 등반 (시오름, 솔오름, 산굼 부리, 성산 일출봉 등등)

아이 친구 가족과 함꼐 오름 등반

- 제주 맛집 탐방
- 문화 센터 생활
- 여름에는 바다 모래놀이, 나는 서핑

23년 여름, 7-8월은 거의 매주 바다

- 드라이브 (건물들이 높지 않아 탁 틔인 시야로 산과 바다가 시원하게 보임), (서귀포에는 교통 체증이 없음, 차의 통행량이 많다 정도? 차가 많아도 신호 두 번이면 다 지나감) 제주도 어딜 가도 1시간-1시간 반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 각종 공원, 동물 체험, 등등
 
100 퍼센트 일치 하진 않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방향에 어느 정도 부합했던 삶인 것 같다. 하와이에서 2년 반 정도 삶아봤고 하와이에서의 삶도 엄청 났기 때문에 대략 어떤 삶이 펼쳐질지 예상했지만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서 제주도의 최대 장점은 서울이 한 시간 거리, 오사카까지 직항이 있고 2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 산과 바다가 가까운 섬이라는 점이다. (서핑을 하기 위한 파도가 하와이만큼 좋지 않다는 점과 높은 습도는 마이너스)
 
하와이의 경우 동쪽으로는 미국 본토에서 비행기로 4시간 정도, 서쪽으로는 가장 가까운 일본에서도 6-7 시간 정도 소요 되기 때문에 Island fever(섬 공포증 정도로 표현 하면 될 것 같다.)가 생기면 태평양 한가운데 바다에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아웃렛이나 쇼핑몰 또는 큰 도시에 갈 수 있는 여건이 쉽지 않다는 점이 큰 허들이다. 물론 시간과 돈이 많으면 덜 고생스럽다. 장거리 비행을 좋아한다면!
 
제주도의 물가가 비싸다는 건 실감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물품이 배 타고 넘어오기 때문에 유통비가 추가되고, 관리 보관 등의 문제로 (너무 당연하게) 육지보다는 가격이 좀 더 나간다. 식당의 경우 강남 물가에 준한다. 특히 이름이 좀 있는 식당 들은. 카페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가 저렴한 축에 속한다. (브랜드 커피들이 일반 카페보다 싸다.)
 
우리가 했던 일들에 대해 나열했다면 감정적으로 느낀 점은, 와이프 그리고 아이와 함께 사소하고 소소한 것들 하나하나 같이 하며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았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삶이 뭐 별거 있겠는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웃고 맛있는거 먹고 재밌는 거 하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 측면에서는 다양한 경험과 체험들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다는 점은 다른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주었다.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믿는 것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와이프와의 관계 관점에서 보면 서울에 살았다면 똑같은 집에 살면서 아이 낳고 키우고 직장 생활하고 챗바퀴 같은 삶을 살았겠지만 (그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고 힘들었겠지만), 나는 와이프와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둘만의 추억을 쌓고 시간을 보내고 경험을 하는 것이 우리 둘 사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믿는다. 대학생 신분으로 와이프와 결혼하고, 서울에서 부모님 댁에서 같이 살면서 보낸 신혼 생활, 오피스텔 생활, 구리 아파트 생활, 그리고 제주도에서의 생활. 각각의 단계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 과정과 정리 과정들을 함께 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돈독해졌다고 생각한다.
 
아이와의 관계 관점에서 보자면 만 1살에서 2살 넘어가는 시기 (딸을 키우면서 어느 시기가 사랑스럽고 귀엽지 않겠냐만)에 걸음마를 떼는 과정부터 같이 산책 나가고 본인 혼자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을 함께 하고 목격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아이들이 성장해서 유아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니 충분히 자란 후에만 신경 써줘도 좋다는 사람들이 일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와이프와 나의 기억이기도 하고, 아이의 감성과 행복했다는 감정과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받은 사랑은 어디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아이가 잘 때가 돼서 들어오는 것보단 훨씬 더 돈독한 관계가 되지 않았을까? (아이가 10살만 돼도 아빠랑 더 이상 놀지 않는 경우들이 더러 있어 난 10년 정도는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
 
우리의 1년은 이 정도로 정리 되지 않을까 싶다.
 
육아 휴직이 끝난 지금은 6월 회사에 복직하여 서귀포에서 서울로 출근하고 있다. 매일 서귀포-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것은 아니고 한번 서울에 출근하면 2박 정도하고 내려오는 식으로 지내고 있다. 주에 3일 정도는 떨어져 있고 4일을 함께 하고 있다. (주 3일 출근, 2일 재택근무) 1년 동안 밤낮을 함께 보내고 지금은 주 3일은 떨어져 있고 4일은 함께 하는 삶을 살게 되니 떨어져 있는 동안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생겨 함께 있는 4일을 알차게 보내게 되는 것 같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이 필요할 것 같다.
 

2022년 여름, 중문 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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